영월 법흥사

2026. 6. 19. 08:45ㆍ사찰기행

법흥사는 행정구역상으로는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에 있지만 실제로는 원주에서 더 가깝다. 지도로 보기에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닌데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는 정말 산 넘고 물 건너야 하는 오지 중의 오지다. 법흥사는 특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는 적멸보궁의 하나로 더 유명하다. 634년 신라의 승려 자장대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하면서 가져온 부처의 사리와 정골을 5곳에 나누어 봉안하였는데,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 양산 통도사가 이에 해당하는 5대 적멸보궁이다.

 

법흥사는 사자산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대형버스 여러 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 위쪽으로 법흥사 전각들이 배치되어 있어, 강원도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가람배치가 흡사 지리산 연곡사처럼 되어 있어 착각할 정도로 유사하다. 경내에는 여러 동의 신축 전각들이 들어서 있고 공사도 한창이라 옛스러운 멋은 없어 보인다. 법흥사의 백미인 적멸보궁은 경내를 가로질러 가파른 산기슭을 한참 올라야 마주할 수 있었다. 법흥사 적멸보궁 앞마당의 풍경은 오대산 상원사에서 보았던 그런 풍경과 닮아 있다.

 

멀리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고 산 아래 법흥사 처마가 까마득하게 보일 듯 말 듯하다. 과연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할 만한 명당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적멸보궁을 다녀보았지만 법흥사 적멸보궁 역시 손에 꼽힐 만하다. 절집의 묘미는 절터와 가람배치가 9할인데, 이곳 역시 그 원칙에 한 치도 벗어남 없이 절묘한 곳이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라는 신비로운 불교 유물을 보관하고도 남음이 있는 자리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많은 불교 신자들이 힘들게 적멸보궁 앞까지 올라와 하늘에 닿을 듯한 전각 앞에서 자신의 소망을 기원하는 기도를 드렸을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펼쳐진다.

 

법흥사 역시 창건 이후 갖은 재난으로 여러 차례 중수와 재건을 반복했고, 현재 남아 있는 당우들은 1930년대에 만들어진 전각들이다. 적멸보궁 전각도 이때 재건된 것으로, 적멸보궁 좌측 뒤에는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수도하던 곳이라 전해지는 토굴이 남아 있고,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넣어 사자 등에 싣고 왔다는 석함도 남아 있다. 이 밖에도 법흥사에는 보물 제612호 영월 흥령사 징효대사탑비를 비롯하여 몇 가지 문화재들이 남아 있다. 특히 패엽경이 유명한데, 종이가 없던 시절에 인도에서 영라수 잎에 범어로 경전을 기록한 것으로, 원래 금강산 마하연에 있던 것을 공산 치하를 피하기 위해 한 승려가 남한으로 가져와 법흥사에 보관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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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무릉법흥로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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