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6. 19. 08:17ㆍ사찰기행
충북 청주시 외곽에 자리 잡은 안심사는 충청북도를 대표하는 사찰 법주사의 말사이다. 청주 시민들도 안심사의 존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도 당당히 천년고찰이다. 775년 신라 혜공왕 11년에 진표가 창건하였다고 하며, 절을 창건한 후 수십 명의 제자들이 마을을 편안하게 한다는 뜻으로 안심사라 이름을 붙였다. 1325년 고려 충숙왕 12년에 원명 국사가 중창하였고, 이후 조선시대에도 몇 차례 중건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전소되어 폐사되었다가, 명맥만 겨우 유지하던 사찰을 1980년대에 다시 지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안심사의 여러 전각들 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물은 대웅전으로, 현재 보물 제664호로 지정된 조선시대의 건물이다. 정확한 창건 연대를 알 수 있는 기록은 없으나, 1979년 대웅전 해체 수리 과정에서 1606년 선조 39년에 중수하였다는 묵서명이 발견되어 1600년대 조선시대 건물임이 확인되었다. 또한 당시 중수하면서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국보 제297호 영산회괘불탱도 이 시기에 만들어 봉안한 것이다. 그러니 400년이나 된 목조건축물이라는 뜻이다. 원래는 정면 3칸, 측면 3칸 건물이었는데, 여러 차례 중수하면서 측면이 한 칸 줄고 지붕도 팔작지붕에서 맞배지붕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낯선 곳에 보물급 목조건축물이 남아 있는 것일까 궁금했건만, 막상 안심사 대웅전 앞에 서서 감상해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규모는 작지만 분명히 조선시대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녹여 놓은 멋진 작품이다. 안심사에는 이 밖에도 몇 가지 보물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진표 대사가 창건 당시 석가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고 전해지는 세존사리탑과 탑비이다. 이 탑은 조선 말기에 행방이 묘연해졌다가 구룡산에서 발견되어, 1881년 고종 18년에 구천동으로 옮겼다가 1900년 광무 4년에 원래 위치인 안심사로 다시 가져왔다.

안심사를 찾은 것이 어느 봄날이라 경내에는 하얀 수국이 만개해 있었다. 날씨도 맑아 하늘이 푸르렀는데, 경내에 피어 있는 하얀 수국과 너무도 잘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름 없는 사찰에서 만난 우리의 문화유산들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올 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들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가을에 다시 찾아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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