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장곡사

2026. 6. 19. 08:10ㆍ사찰기행

충남 청양에는 유행가 가사 덕분에 유명해진 칠갑산이라는 산이 있다. 그리고 칠갑산에는 장곡사라는 천 년 고찰이 자리 잡고 있다. 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인 장곡사는 일반인에게 그리 널리 알려진 절집은 아니다. 여러 가지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사찰이지만, 그렇다고 특출난 볼거리가 있는 곳도 아니다. 이 절집은 신라 문성왕 12년인 850년에 보조선사 체징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여러 차례 중창을 거쳤으나 그 내력에 대해 전해지는 바는 전혀 없다.

 

두 개의 전각을 제외한 현존하는 당우들은 근세에 들어 재건축 또는 재건된 것으로, 경내를 상하 수직으로 나누어 두 개의 대웅전을 두는 특이한 형식의 가람 배치를 하고 있다. 상대웅전은 보물 제162호로 지정되어 있고, 하대웅전 역시 보물 제181호로 지정되어 있다. 왜 이런 배치를 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장곡사의 지세를 보면 옆으로 넓은 땅을 찾아볼 수 없다. 때문에 수직으로 전각들을 배치하는 기법을 동원한 듯한데,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이다. 경내에는 국보 제58호 철조약사여래좌상 및 석조대좌가 남아 있다.

 

수직으로 배치된 가람 덕에 가을 단풍 때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으로, 장곡사에서 칠갑산 정상까지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져 가벼운 산행에도 적합하다. 칠갑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안 풍경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관이 펼쳐진다. 장곡사는 청양 읍내에서 보면 칠갑산 반대쪽에 위치한다. 그래서 대중교통이 뜸한 편이다. 하루에 몇 대 다니는 버스 시간을 잘 맞추지 않으면 영락없이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유명한 곳도 아니고 아직까지 찾는 이가 많지 않아 매표소 같은 것도 없고, 경내도 조용하고 한적하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절집, 너무 유명하지는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백 년 된 문화유산, 아무도 없는 듯 있는 듯 적막하기만 한 경내 분위기, 아름다운 산세와 어우러진 자연 풍경 — 이 모든 것이 작고 소박한 여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장곡사를 모두 구경하고 나서 버스 정류장까지 한참을 걸어 내려왔다. 여기도 부여 무량사 외산면처럼 아담한 시골 마을이 펼쳐진다. 마을 여기저기서 강아지들이 짖어 대고, 군데군데 나이 든 촌로들의 모습이 보인다. 내가 한국인이어서 그런 걸까, 이런 풍경은 외국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언제 보아도 기분 좋은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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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사 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곡길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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