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개심사

2026. 6. 19. 08:13ㆍ사찰기행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에는 보석 같은 사찰 하나가 숨겨져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이 절집은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교수가 자신의 저서에서 소개하면서 유명해졌다. 가는 길 또한 험난해서 대중교통이라고는 전무하고,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지 주변에 식당 등 편의시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의 말사인 개심사는 의자왕 11년인 651년에 혜감국사가 개원사로 창건하였다고 한다. 이후 1350년 처능이 중창하면서 개심사로 이름을 바꾸었고, 조선 성종 6년인 1475년에 중창하고 1955년에 전면 개보수하였다. 보물 제143호로 지정된 개심사 대웅전은 1484년 성종 14년에 조성된 목조건축물로,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단층 건물이다. 구조는 다포계와 주심포계를 혼합한 형식으로, 기본적인 구성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 주심포 건물인 무위사 극락전과 비슷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단을 올려다보면 범종각과 안양루가 눈에 들어오는데, '상왕산 개심사' 현판의 글씨체가 이 절집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다. 안양루를 통과하면 바로 대웅전 마당인데, 오래된 목조건축물의 향기로 가득하다. 주변에 자리한 무량수각은 기둥의 특이함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나무를 다듬지 않고 있는 그대로 건물 기둥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래서 건물을 받치고 있는 나무 기둥이 울퉁불퉁 불규칙하다. 이런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때문에 이 절집이 더욱 마음에 든다.

 

 

개심사는 특히 4월 벚꽃으로 아주 유명한 곳이다. 산에는 산벚꽃이 만개하고 명부전 앞 왕벚나무까지 활짝 피어오르면 환상적인 자태를 뽐내는 절집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에 맞추어 찾아온 적은 없지만, 단아한 아름다움으로 절제된 경내 분위기만 보아도 그 모습을 상상하기에 충분하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가람 배치는 한국 전통 사찰의 아름다움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듯 꽉 차 있다. 전국에 이런 절집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구경을 마치고도 마음에 쏙 들어 한참을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시간을 보냈다.

 

 

서울에서 불과 두어 시간 거리이니, 누군가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좋은 사찰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서슴없이 서산 개심사를 소개할 것 같다. 자가용 없이는 다녀오기 불편한 곳이지만, 위치나 거리가 그리 멀지 않고 아직 세속의 때를 타지 않아 절집이 가진 모든 매력을 간직한 작은 사찰이다. 많은 방문객과 무리한 불사로 지금의 모습이 훼손되지 않고, 개심사가 이 아름다운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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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 충남 서산시 운산면 개심사로 32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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